사관의 수립과 사료 개척에 입각한 주권사학의 변혁적 구상
○ DOI
https://doi.org/10.47527/JNAH.2021.08.5.273
○ 저자
임재해(안동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
○ 목차
Ⅰ. 식민사학의 준동에 맞서는 주권사학의 확립
Ⅱ. 역사의 우리말 ‘본풀이’와 본풀이사관의 수립
Ⅲ. 사료학으로서 역사학의 인식과 새 사료의 개척
Ⅳ. 생활사료의 역사 확장과 존재론의 역사학 지향
Ⅴ. 주권사학에 입각한 시베리아기원설의 비판적 극복
Ⅵ. 전래설의 역사적 모순과 신라금관의 기원 포착
Ⅶ. 상투적 시대구분의 비판적 인식과 새 시대구분
Ⅷ. 진부한 고대문명론의 극복과 고조선문명론
○ 국문요약
식민사학의 준동을 극복하는 길은 민족사학을 넘어서 주권사학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독자적인 사관을 수립하고 새로운 사료를 개척하여 기존연구의 판도를 바꾸는 변혁적 구상을 과감하게 실천해야 한다. 기존 사관에 종속될 것이 아니라 굿문화의 역사 구술 현장에 입각해서 ‘본풀이사관’을 수립할 수 있다. 본풀이사관은 현재의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여 과거에서 원인을 찾아 해결한 뒤에 밝은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다. 과거 역사로 현재의 문제를 풀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본풀이사관의 역사인식이다. 역사학은 사료 개척에 관심을 기울어야 독창적인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다. 고조선 역사를 부정하는 식민사학을 생활사료의 개척으로 극복할 수 있다. 동물 상징의 토템은 생활사료로 전승되고 있다. 고구려의 벽화나 장신구 등에 단군사료의 곰과 범 등이 등장할 뿐 아니라, 그러한 토템전통이 당나무와 솟대, 장승 등으로 지속되고 있다. 특히 쑥과 마늘을 먹는 생활사료는 환웅시대의 역사를 증언한다. 그러므로 단군시조론이 아니라 환웅시조론, 단군조선이 아니라 환웅신시를 민족사의 출발점으로 재인식 할 수 있다.
식민사학의 시베리아기원설도 극복 대상이다. 시베리아문화는 구체적 실체가 아니라 서구인들에 의해 상상된 관념적 구성물이다. 여러 종족들이 제각기 이동하면서 생활하는 까닭에 고대문화의 구심점이 될 수 없는 것은 물론 그들의 문화적 기원도 알지 못한다. 특히 한국 굿의 샤머니즘 기원설은 엑스타시형에 대한 포제션형이자, 탈혼형에 대한 빙의형으로서 구조적 차이를 이루고 있어 설득력이 없다. 신라 금관의 시베리아 무관 기원설도 일본학자의 억측을 동어반복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금관 세움장식의 발전과정을 보면 5세기 초의 기본형에서 발전형, 완성형으로 전개된 사실이 뚜렷하다. 나무 모양의 기본형을 제쳐두고 19세기 샤먼의 무관에서 5세기 금관의 기원을 찾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시베리아에서 무관에 따라 왕관을 만든 사례가 없으며, 샤먼이 국가조직을 이끌고 왕이 된 역사도 없다. 그러므로 무관 기원설 보다 금알지 기원설이 더 설득력을 지닌다.
2백 년 전의 시대구분을 우상화하고 있는 것도 주권사학의 장애물이다. 아직도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와 같은 시대구분을 되풀이하고 있다. 실제 역사는 구석기와 신석기 사이에 장구한 빙하기가 있었다. 11만년의 빙하기는 신석기 이후 1만여 년의
역사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빙하기인의 생활을 포착해야 신석기인의 문화도 제대로 이해 가능하다. 따라서 빙하기를 시대구분에 새로 삽입해야 순조롭다. 그러므로 상투적 시대구분에 갇혀 있지 말고 독자적인 준거로 다양한 시대구분을 해야 역사 이해의 유용성을 높일 수 있다.
주권사학의 길을 변혁적으로 개척하려면 기존 문명론도 극복해야 한다. 노예노동의 산물인 이집트문명의 피라미드나 마야문명의 석조신전 등 거대 유적 중심의 문명론을 극복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체계로 구성된 새로운 문명론을 제시해야 미래가 있다. 홍익인간 문명은 인간해방의 생태학적 공생문명으로서 인류가 함께 추구해야 할 미래 문명이다. 그러므로 주권사학은 사관을 수립하고 사료를 개척하는 데서 나아가 세계문명사를 다시 쓰는 변혁적 실천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 주제어
주권사학, 본풀이사관, 생활사료, 고조선 역사, 시베리아기원설, 시대구분론, 세계문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