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제천문화의 제의양상과 공동체신앙의 존재양식
○ DOI
https://doi.org/10.47527/JNAH.2023.02.8.137
○ 저자
임재해(안동대학교)
○ 목차
Ⅰ. 고대 제천행사의 무형문화유산 포착
Ⅱ. 국중대회 형식 제천행사의 분석적 인식
Ⅲ. 기록과 천제단 유적으로 본 천신의 정체
Ⅳ. 천제단의 발전과정과 고인돌의 천제단 기능
Ⅴ. 고인돌 구조의 발전과 천제공간으로서 쓰임새
Ⅵ. 장수왕릉의 천제당 기능과 두 갈래 국중대회
Ⅶ. 천제의 쇠퇴와 공동체신앙의 천제 전통 양상
Ⅷ. 천제형 동제의 제단과 신단수의 전통 당나무
Ⅸ. 동제의 존재양식으로 천제의 제의과정 추론
Ⅹ. 제천행사와 공동체신앙의 존재양식 재구성
○ 국문요약
기존 제천문화 연구를 극복하려면 새 자료를 개척하고 해석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현재의 공동체신앙을 자료로 고대 제천문화를 재구성하고, 천제의 유형을 연역적으로 확대 추론하여 고인돌과 장수왕릉을 천제단 시설로 해석하는 방법을 개척한다. 방형적석총과 환구단 형태의 천제단이 고인돌 구조로 합일되면서 발전한 과정을 통시적으로 해석하면서, ‘왕의 죽음과 천제’, ‘왕의 무덤과 천제단’이 둘이면서 하나라는 것을 포착했다. 따라서 왕의 죽음과 함께 천제권 변동을 알리는 새 왕의 고유형 천제가 ‘왕의 무덤과 천제단’을 합일시키는 구조로 발전한 사실을 밝혔다.
상고시대의 방형적석총과 천제단이 고인돌 구조로 발전하고 고인돌이 장수왕릉으로 확대 재생산된 과정을 통시적으로 밝힌 결과, 고인돌이 왕의 죽음과 장례에 이어서 새 왕의 등극과 고유 천제를 올리는 공간으로 해석하는 새 전망이 열렸다. 고인돌 구조가 무덤 기능뿐만 아니라 천제단 기능을 발휘한 사실이 하늘을 상징하는 덮개돌을 통해 입증하고, 무덤에 치중했던 기존 해석과 달리, 새 왕의 등극을 위한 고인돌 구조의 쓰임새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석실에서 새 왕이 출현하는 통과의례를 하고, 덮개돌 위에서 고유 천제로 천인합일을 이루며 천제권을 확보한 뒤에, 지상으로 내려오면 천손강림의 천왕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공시필기의 국중대회형 천제 외에 선왕의 죽음과 새 왕의 등극을 알리는 고유형 천제가 고인돌과 장수왕릉의 천제단에서 이루어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
천제의 전통은 조선 초기에 이르러 쇠퇴해 버렸으나, 천제의 양식은 세간에서 동제나 산신제 등의 공동체신앙으로 전승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전승되는 동제 절차를 자료로 고대 천제의 구체적 과정과 기능을 재구성할 수 있다. 천제의 국중대회가 동제의 동중대회(洞中大會)와 짝을 이루는 것처럼, 동제의 5단계 과정을 근거로 천제의 제의과정도 5단계로 포착할 수 있다. 천제의 요소도 제의 외에 여러 요소들이 있다는 사실을 동제의 요소들로 추론 가능하다.
먼저 1) 제의를 의논하는 회의 요소에 이어서 2) 제의 경비를 마련하는 걸립 요소, 3) 제의를 준비하는 노동 요소, 4) 천제단에 제관들이 제사를 올리는 제의 요소, 5) 제의를 마치고 회의를 열어 중대사를 결정하는 정치 요소, 6) 옥에 갇혀 있는 죄수를 처리하는 재판 요소, 7) 제의 과정의 현상을 근거로 한 점복 요소, 8) 마지막 뒤풀이를 하는 놀이 요소 등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특별한 상황의 천제에서는 몇 가지 요소가 더 보태진다. 9) 전쟁 출전을 앞둔 천제에서는 승리를 기원하는 군사 요소, 10)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천제에서는 기우 요소 등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요소들을 근거로 천제의 유형을 정리하면 가) 국중대회형 천제 외에 나) 천제권자의 변동을 알리는 고유형 천제, 다) 국가적 위기에 천신의 가호를 비는 호국형 천제, 라) 천손으로서 왕권 강화를 위한 왕권강화형 천제, 마)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기우형 천제로 집약된다.
○ 주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