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섬 고인돌에 장식된 석물과 시문된 문양에 대한 고찰
○ DOI
https://doi.org/10.47527/JNAH.2023.02.8.241
○ 저자
김주미(경기대학교)
○ 목차
Ⅰ. 머리말
Ⅱ. 인도네시아와 숨바섬의 지형적 ‧ 문화적 특징
Ⅲ. 숨바섬의 장례 문화
Ⅳ. 숨바섬의 고인돌과 숨바섬의 토테미즘
Ⅴ. 맺음말
○ 국문요약
인도네시아 숨바섬의 고인돌을 고찰함에 있어 주목했던 것은 고인돌에 장식된 석물과 시문(施文)된 문양에 나타난 토테미즘이다. 숨바섬의 ‘웨잉아뿌(Waingapu)’ 마을과 ‘프라이야(Pulau)’ 왕(王) 마을에 위치한 고인돌 가운데는 상단 좌우에 석조 기둥을 세우고 기둥의 표면과 상부에 다양한 동물을 표현한 것과 고인돌 상단에 기마 인물상과 여러 동물 등을 석물로 제작하여 배치한 것을 살필 수 있다.
토테미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숨바섬 고인돌에 다양한 동물들이 시문된 것은 서로 다른 토템을 지닌 집단들이 그 지역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해 왔음을 말해준다. 일반적으로 그 지역의 지배 집단이 교체될 때 새로운 지배 집단의 토템이 우위를 점하게 됨으로써 기존의 토템은 그 영향력이 약화되거나 소멸된다. 이 같은 정치적 변화를 나타내고자 할 때, 새로운 지배 집단이 토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동물이 구(舊) 세력이 숭배했던 동물을 잡아먹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또는 외부에서 유입된 신흥 종교가 그 세력을 확장시키고 우위를 점하게 될 때, 신흥 종교와 관련된 인물 또는 대상이 기존 세력(토착인)의 토템을 반영하는 동물을 밟고 있는 형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숨바섬의 고인돌은 상단 좌우에 배치된 석조 기둥 상부에 묘사된 사람의 머리 위에 거북, 새, 악어 등과 같은 동물이 시문되어 있거나, 고인돌 상단에 석물로 제작된 여러 동물들을 일정한 간격을 두면서 배치하고 있다. 이처럼 숨바섬 고인돌에 나타난 토테미즘의 표현 방식이 다른 지역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토테미즘의 영향력이 강했고, 이 지역에서 토테미즘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종족, 언어, 종교 등이 다양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 종족간의 융화 단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라는 나라가 지닌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 주제어